명품과 다이소만 웃는 소비 양극화…중간 소비 실종
1분기 백화점 3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다이소도 연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주식 호황이 키운 자산 격차가 소비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
사진: Alessandro Armignacco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백화점 3사,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
소비 양극화는 지출 규모의 차이를 넘어 소비 채널 자체가 두 극단으로 분리되는 구조적 변화다.
2026년 1분기 국내 주요 백화점이 동시에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신세계는 매출 3조2144억 원, 영업이익 1978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9.5%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영업이익 2529억 원을 기록하며 무려 70.6% 급증했고, 현대백화점도 두 자릿수 성장으로 대열에 합류했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동반 성장한 것이 공통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이소 연매출 4조5363억 원, 영업이익도 4424억 원 돌파
초저가 채널도 같은 기간 전례 없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는 최근 발표된 2025 회계연도 기준 매출 4조5363억 원, 영업이익 4424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19.2%에 달했다. 10005000원대 제품으로 고물가 시대 소비자의 ‘가성비 수요’를 흡수한 결과다. 문구·화장품·인테리어 소품 등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103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 고정 고객도 빠르게 늘었다.
‘불장’이 키운 자산 격차, 소비 이중구조 심화
시장 분석가들은 이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 양극화를 지목한다.
코스피가 지난 1년 사이 7000~8000선을 형성하며 주식·부동산 자산이 집중된 상위 20% 계층의 가처분 소득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명품·프리미엄 식품·해외여행 등 고가 소비에 적극 나섰다. 반면 자산이 없거나 금융 부채 비중이 높은 중·하위 소비층은 고금리와 물가 부담으로 생필품 지출조차 최저가로 압축하고 있다. 같은 소비자 안에서도 평일엔 다이소, 특별한 날엔 백화점이라는 이중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간 가격대 유통의 위기, SPA·대형마트 직격
명품과 다이소가 동반 성장하는 동안 중간 포지셔닝 채널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같은 기간 내수 정체를 반영한 수익성 하락을 겪었다. 유니클로를 제외한 국내 SPA 브랜드와 중저가 패션 매장도 객단가 상승 없이 방문객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합리적 가격대’를 내세운 캐주얼 다이닝 외식 업체들도 양극 소비 구조에서 뚜렷한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변수, 금리·환율이 소비 방향 가를 것
이 구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지 여부는 거시 변수에 달려 있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한 자산 효과가 지속되어 프리미엄 소비는 견조할 전망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재차 1500원을 넘거나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상위층 소비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다이소 성장세는 소비 심리와 관계없이 구조적으로 고착화 중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자주 묻는 질문
- 소비 양극화란 무엇인가?
- 소비 시장에서 프리미엄(명품·고급 레스토랑)과 초저가(균일가 매장·가성비 제품)가 동시에 성장하는 반면, 중간 가격대 제품과 서비스는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자산 격차가 벌어질수록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 왜 백화점과 다이소가 동시에 호황인가?
- 코스피 7000~8000선 강세로 주식·부동산 자산이 증가한 상위 소비층은 명품과 백화점 식품관으로 향했고, 고물가·고금리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중·하위층은 1000~5000원 균일가 상품을 찾으며 다이소로 몰렸다. 두 극단이 각각의 수요를 흡수한 구조다.
- 중간 가격대 유통은 어떤 상황인가?
-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와 중저가 SPA 브랜드는 이 기간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소비자가 '필수재는 최저가, 여가·과시 소비는 최고가'로 나뉘면서 중간 포지셔닝 채널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 앞으로도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가?
- 금리 인하 기대와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한 고가 소비 수요는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환율 변동이나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면 명품 소비부터 조정이 올 수 있다. 다이소 성장세는 구조적 트렌드로 자리잡아 상대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