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외교장관 뉴델리 회의, 이란 전쟁 여파로 내부 균열 노출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BRICS 외교장관 회의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둘러싼 회원국 간 입장 차로 단일 성명 채택에 난항을 겪었다. 글로벌 사우스의 결집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 Mathias Reding (새 창에서 열림) · Unsplash (새 창에서 열림)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는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는 신흥 강국 연합체로, 2023년 이후 UAE·이란·이집트 등이 합류하면서 10개국 이상으로 확대된 다자 협력 블록이다.
뉴델리 회의 소집, 이란의 규탄 촉구로 시작부터 긴장
인도가 올해 BRICS 의장국을 맡으면서 5월 14~15일 뉴델리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주최했다. 인도 외교장관 자이샹카르는 개막 발언에서 “에너지·식량·비료 가격 상승, 개발도상국의 보건·금융 문제 해결”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가 첫날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불법적 침략’으로 규정하고 BRICS 차원의 공동 규탄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회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란은 2024년 BRICS에 공식 합류했으나, 같은 해 가입한 UAE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공동 규탄 성명 채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원국 간 이견으로 단일 성명 채택 불투명
BRICS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적어도 한 개 회원국이 이란 공격 규탄 문구를 포함한 공동 성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국제기구의 ‘정치화’를 중단하라는 원론적 촉구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규탄 성명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중국과 인도는 미국과의 복잡한 경제·외교 관계를 고려해 직접적인 규탄보다 ‘외교적 해결’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 지지에 보다 우호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BRICS 내부 이견과 묶여 복잡한 협상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란 전쟁發 원유 공급 불안, 에너지 수입국들 공통 과제
미국-이란 군사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번질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해상 루트가 위협받는다. 이는 BRICS 회원국 중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중국·브라질에 직접적 경제 충격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미 회원국들의 물가와 경상수지를 압박하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공통 대응 방안 모색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글로벌 사우스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BRICS
BRICS는 달러 패권에 대한 대안 결제 체계 구축, 서방 제재 우회, 개발도상국 금융 접근성 확대를 공동 목표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드러난 균열은 블록의 결속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도-중국 국경 분쟁,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온도 차, 신구 회원국 간 이해 충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BRICS가 서방에 대한 공통 반감을 기반으로 느슨하게 결속된 블록인 만큼, 구체적인 분쟁 사안에서 단일 목소리를 내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뉴델리 회의가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느냐가 향후 BRICS 신뢰도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 현재 BRICS 회원국은 어디인가요?
- 2026년 현재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창설 5개국에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새로 합류해 10개국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다만 신규 회원국마다 참여 수준이 달라 '확대 BRICS(BRICS+)'의 결속력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 왜 이란 문제가 BRICS 내부 분열을 일으키나요?
- BRICS 회원국 중 이란(신규 가입국)과 UAE(역시 신규)는 중동에서 역사적으로 대립적 관계에 있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에 UAE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의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또한 중국·인도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직접적인 규탄보다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BRICS 회의에서 에너지·경제 의제는 어떻게 논의됐나요?
- 인도 외교장관 자이샹카르는 에너지·식량·비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어려움과 금융 접근성 문제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불안이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중국·브라질이 공통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 BRICS 외교장관 회의 결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 한국은 BRICS 회원국이 아니지만, BRICS 국가들이 글로벌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만큼 이 블록의 동향은 원자재 가격, 무역 구조, 지정학적 리스크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이란 전쟁이 장기화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지면 한국의 중동 원유 수입에 직접적 타격이 우려됩니다.